Roptimist Story

제가 시황글을 적어본 지가 벌써 1년 6개월이나 되었네요. 점점 시황 분석을 하지 않는 이유는 누구도 시황을 맞추기는 어렵고, 저의 투자 성향이 전체적인 대외 투자 변수와는 무관하게 개별 종목의 밸류에이션만을 판단하여 투자하는 bottom-up 투자자로 완전히 전환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최근의 하락장에서 단기 저점을 확인했다고 볼 수 있는 유의미한 지수 흐름이 나왔기 때문에 오랜만에 현재의 생각들을 한번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장기적인 관점

 

우리가 최근 접하고 있는 시장의 예측들을 보면 그 어느 때보다도 약세장을 예측하는 분위기가 우세합니다. 가장 강력하면서도 설득력있는 주장은 장-단기 채권 금리가 역전될 때마다 약세장이 찾아왔다는 것입니다. 1980년대 초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 경기침체(마이너스 GDP) 성장이 나타났고, 1980년대 말, 1990년대말, 2006년 이후에도 장단기 금리 역전 후 경제성장률이 급격히 위축되거나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리세션이 나타났습니다.

2019년 8월에도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는 현상이 발생하였고,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경기침체 우려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다만, 1995, 1998년에 2번의 오신호가 있었기 때문에 장단기 금리 역전이 있었다고 해서 경기 침체가 무조건 온다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장단기 금리 역전과 동시에 지수가 하락했던 것은 아니고 평균적으로 약 18개월 이후 리세션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특히, 서강대학교 김영익 교수님이 현재 대표적인 약세론자인데 이분이 항상 약세만 외쳤던것이 아니라 이전에는 오히려 강력한 강세장을 주장한적이 있고, 2006년도에도 강력히 약세장을 주장하고 나서 2008년에 금융위기가 왔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였던 폴크루그먼 교수가 우리나라가 일본과 같은 장기불황에 올수 있으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의 과감하고 즉각적인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습니다. 물론 저는 이분이 한국에 초대된 이유는 앞으로 정부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 확장정책에 대한 정당성을 얻기 위해 정부가 밑밥을 까는 것 정도로 이해했습니다. 미국 시장의 PER도 이제는 위험한 수준으로 높아져서 조만간 버블이 꺼질 것이라는 예측들도 나오고 있어서, 이후의 약세장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하의 글에서 적겠지만 저는 당분간의 시장을 오히려 강세장으로 보고 있고 약세장에 대한 대비는 적어도 내년 1월 이후, 길게는 내년 미국 대선 이벤트가 있는 11월 이후에 천천히 준비하려고 합니다.

 

 

2. 단기-중기적인 관점

한국 경제는 미-중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S&P나 나스닥보다도 오히려 코스피 지수가 미국 GDP 성장률과의 싱크로율이 높은 특이한 상황에 있습니다. 그럼 대외 변수에 영향을 안받고 안정적인 시장이 되려면 내수 키워야하는데 그게 과연 가능할까요? 내수를 키우려면 가계 소비가 증가해야 합니다. 박근혜 정부는 부동산 부양을 통해 내수를 키울 수 있다고 믿고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하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 GDP 대비 80% 정도였던 가계 부채는 꾸준히 증가하여 현재 GDP 대비 10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근로자들의 임금을 인상시키면 소비가 증가할것이라 생각하고 최저임금을 공격적으로 인상했습니다. 물론 월급 생활자의 입장에서는 고마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비는 늘지 않습니다. 오히려 힘든 상황에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을 더 힘들게한다고 비판받을 뿐이지요. 가계 부채는 억단위인데 월급이 몇만원에서 몇십만원 증가한다고 소비가 과연 늘까요? 대출금은 그대로인데 집값이 하락하면 경기가 더 안좋아질 것은 뻔합니다. 가계 부채가 더이상 늘지 않도록 억제하되, 소비세 인하 등으로 소비를 늘리는 방법을 택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것이 그냥 개인적인 제 생각입니다. 

 

여하튼 현재 장세는 올해 1월의 장세와 매우 유사합니다. 제가 보는 관점에서의 선물 지수는 1월에 단기바닥을 완성했던 때와 유사한 신호가 올 8월초에 나왔습니다. 

거래량을 동반하여 단기 저점을 완성한 8/6일이 중요한 변곡점입니다. 이후 최소 6개월 이내에는 보다 강력한 악재로 더 큰 거래량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선물지수 250.90은 깨지지 않고 지켜질 것으로 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큰 흐름에서의 약세장 준비는 내년 대선이 예정되어 있는 11월 이후에 준비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는 경기 부양을 위해 연준의 금리 인하를 더욱 압박할 것이고, 시장에 안좋은 시그널이 발생한다면 그때마다 연준은 금리를 인하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개인 투자자들에게 많은 고통을 안겨준 것은 코스피보다는 코스닥이었죠. 코스닥의 경우 바이오 종목들의 상장폐지, 3상 실패 등의 악재로 이정도면 코스닥 노이로제에 걸릴 법한데 하지만 코스닥 지수 역시 지난 8/6일에 강력한 지지 신호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코스닥(150)의 경우 그동안 많이 하락했기 때문에 코스피에 비해 더 탄력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다만,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큰 이벤트는 9월 말에 예정된 헬릭스미스의 3상 성공 여부입니다. 9/23-9/27경에 발표할 것으로 예정되어 있는데요, 발표시까지 코스닥 지수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이후에는 당연히 실패시 급락, 성공시 급등 흐름을 보이겠지만 일단 그동안의 다른 바이오 종목들의 선례를 봤을때 개인적으로 실패할 가능성에 좀더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3상에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지수는 8/6의 저점을 지켜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코스닥 지수는 헬릭스미스 3상 발표때까지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다가 성공시에는 그냥 급등, 실패시에는 급락후 급등 흐름을 보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3. 투자 전략

올해 상반기 코스피 지수 흐름을 돌이켜 봤을때, 1/4일 저점 대비 약 10% 정도까지의 상승을 보인 후에 쌍봉을 만들고 하락하다가 7월 이후 급락의 흐름이 나왔습니다. 현재 코스피 위치가 이미 8/6일 저점 대비 7%~8% 정도 상승이 나온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흐름이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상반기때와 마찬가지로 최소 내년 1월까지는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8월초의 저점을 깨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래로는 닫혀 있고, 위로는 열려 있다는 관점에서 오히려 조정시에는 조금 더 공격적으로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저는 bottom-up 투자자이므로, 지수가 상승하든 하락하든 상관없이 현재 보유중인 현물 주식은 초장기로 꾸준히 들고 갈 생각입니다. 다만, 현재는 1월 장세와 같이 지수의 바닥을 어느 정도 확신할 수 있는 자리가 나왔기 때문에 당분간은 지수에 비해 좀더 탄력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ETF를 계좌에 섞어 계좌 탄력성을 높이려고 합니다.

 

(1) 유동 자산의 80% 정도는 이미 주식에 투자되어 있다는 전제 하에, 나머지 20% 정도의 현금을 10%는 코스피, 10%는 코스닥 지수 투자 자산으로 따로 떼어 놓습니다.(예, KODEX 레버리지,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2)  선물 지수 250.90을 단기 바닥, 10% 상승한 자리(276.00)를 단기 고점으로 가정하고 지수형 ETF를 분할 매수-분할 매도합니다. 코스피 ETF를 위해 300만원을 투자한다고 가정했을 때, 지수 하락시 분할 매수하여 250.90 부근에서는 300만원을 맥시멈으로 채우고 상승시 분할 매도하여 276.00에서는 보유금이 0원이 되도록 합니다. 이후 날아가는 지수에 대해서는 안타까워할필요 없이 다시 276.00 이하를 기다리면 됩니다. (어차피 계좌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현물 주식은 그대로 들고 있으니까요) 

 

(3) 정확히 6개월 후인 2020.2.4일에는 지수가 어느 위치에 있든 상관없이 지수 투자를 종료하고 다시 현금보유, 방어적인 투자로 돌아옵니다.

 

(4) 다만, 지수 250.90 하향 이탈시에도 ETF를 매도하고 투자를 종료합니다.

 

(5) 코스닥 150 지수에 대해서도 (2)-(4)의 박스권 매매를 합니다. 다만, 코스피 선물은 보수적으로 박스권 상단을 저점 대비 10% 위로 설정했지만, 코스닥 150은 상승시 훨씬 탄력있게 상승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따라서, 박스권 상단을 좀더 여유있게 저점대비 20% 정도 위로 설정합니다. 저는 코스피는 저점대비 10% 위, 코스닥은 저점대비 20% 위를 목표가로 설정했지만 보수적인 투자자는 목표가를 더 낮게 설정 가능합니다. 

 

위 투자전략은 단기 강세장에서 소외받지 않기 위해 계좌에 윤활유를 투입해주는 단기요법 정도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남은 올해의 계좌 수익률이 과연 시장을 앞서갈지 아니면 계좌가 급락장의 홍수에 떠내려갈지는 결과가 말해주겠지요.

 

모두 성투하시기 바랍니다.